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그곳에 맞게 행동하고 적응하게 되고,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말과 태도에 반응하게 됩니다. 어떤 경험은 금방 지나가지만, 어떤 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기도 합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주변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달라집니다.
저 역시 여러 장소와 문화 사이를 이동하며 살아오면서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갈 때마다 주변을 관찰하고 그곳의 방식에 적응해야 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도 저의 태도와 거리를 계속 조정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의 존재는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만나고 반응하는 과정 속에서 계속 변화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AFTERSIGNAL》은 이러한 경험과 관찰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사람이나 환경과의 접촉을 하나의 ‘signal’로 바라보았습니다. 여기서 signal은 특별한 신호를 뜻하기보다 말과 행동, 감정, 공간의 분위기, 긴장과 거리감처럼 우리에게 닿고 영향을 주는 다양한 자극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자극이 지나간 뒤에도 남아 우리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흔적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관계와 경험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나 긴장, 경계로 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밀어내고 해석하며 그것을 다시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갑니다.
우리가 지나온 것들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 흔적들은 각자의 안에 남아 지금의 모습을 만들고, 우리는 다시 누군가에게 또 다른 흔적을 남깁니다.
《AFTERSIGNAL》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와 흔적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순간에 대한 전시입니다.
date
2026. 08. 26 - 2026. 08. 27
artist
홍제나
ㅣ
Jenna Hong
ar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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